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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7. 09:06

지난 포스팅 이후 계획 대로 테스트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왁스 보호력 평가를 위해 여러가지 평가항목을 만들어서 그중 일부를 시험하던 중 직접 도색해서 만든 테스트판넬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도막이 너무 무르다보니 미네랄 성분이 거의 없는 정제수를 떨어뜨려놓아도 가장자리에 물방울 모양의 패임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물방울이 아닌 가벼운 물체들 이를테면, 동전, 딱풀 뚜껑, 물약 캡 등을 올려놓고 몇시간이 지난 후 자세히 관찰해보면 물체와 판넬이 닿는 부위에 미세한 눌림자국이 생기더군요. 테스트판넬을 만든지 20여일이 지났음에도 도막은 여전히 무른 상태입니다.  


도막측정기로 측정해보면 도막측정기의 프로브(probe) 압력에 의해 도막두께가 점점 얇아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측정 포인트를 변경하지 않고 동일한 지점을 반복해서 재측정했을 때 114 -> 110 -> 109 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다른 부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왁스의 피막두께는 이런 유형의 도막두께측정기로는 측정이 불가능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얇은 왁스 피막을 도막두께측정기로 측정하는 것 자체도 어렵겠지만 설령 여러겹의 레이어링을 통해 몇 마이크론 수준의 피막두께를 형성한다고 할지라도 도막두께측정기의 프로브가 왁스 피막에 닿는 순간 왁스 피막은 프로브에 눌러 매우 얇게 압축되거나 패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얇게 압축되거나 패인 왁스의 피막은 도막두께 측정기로는 거의 측정하기 어려운 수준의 두께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왁스나 실런트 피막의 경도가 도막두께측정기의 프로브 압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만큼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따라서 접촉식 도막두께측정기로 왁스나 실런트 피막의 두께를 측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함석판의 부식성을 이용한 왁스 보호력 테스트
 

제가 제작한 테스트판넬의 경도가 워낙 낮다보니 테스트 자체가 불가능할만큼 예민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궁여지책으로 테스트판넬의 뒷면(비도색)을 이용해봤습니다. 먼저 식초를 이용해 pH 3.5~4.0 정도(약산성)의 시약을 만들었습니다. 그다음 판넬에 테스트하고자 하는 왁스를 바른 후 약 8시간 정도 상온에서 방치하였습니다. 의미있는 피막이 어느정도 형성될 수 있는 시간을 8시간 정도로 보았습니다. 

 

▶ Zaino Z-5, Zymol Titanium 왁스를 테스트해보았습니다. No Wax 표시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부위입니다.


판넬 부분부분 워터스팟 자국이 있는데요. 본 실험을 위해 사전 테스트하다가 생긴 자국입니다. 왁스를 닦아내지 않고 왁스/실런트가 그대로 건조된 상태로 테스트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왁스/실런트 피막이 함석판 표면에 제대로 접착되지 않을 경우 버핑하면서 피막 자체가 제거될 수도 있겠다싶어 그냥 저렇게 두터운 피막 위에다 테스트해보았습니다. 

▶ 이렇게 각 부위에 시약을 세방울씩 떨어뜨린 후 물방울이 건조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부위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 Zaino Z-5를 바른 부위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 Zymol Titanium을 바른 곳은 이렇게 되었습니다.


이 상태로는 제대로 평가할 수 없으니 타월로 버핑한 후 다시 한번 볼까요?

▶ Zaino Z-5 : 여전히 부식 자국은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 Zymol Titanium : Zaino Z-5보다 부식의 정도가 약하게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Zaino Z-5는 액상의 실런트로 스폰지 패드를 이용해서 발랐고, Zymol Titanium은 반고체형 카나우바왁스로 손가락으로 떠서 발랐습니다. 아무래도 액상보다는 반고체형 왁스의 형태가 더 두껍게 발라졌다고 생각되며 두 제품 동일한 두께로 발라서 테스트한 것이 아니므로 만약 Zymol Titanium을 조금 더 얇게 바른 상태였다면 결과의 차이도 분명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쨌든 두 제품 모두 산성 시약으로부터 함석판을 완전하게 보호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다음은 Blackfire Midnight Sun 카나우바왁스와 Meguiar's NXT Tech Wax 2.0를 테스트해봤습니다.
테스트 방식은 동일합니다. 왁스/실런트를 바른 후 8시간 상온에서 방치한 다음 버핑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산성 시약을 세방울 떨어뜨리고 건조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부식의 정도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부위
 

▶ Meguiar's NXT Tech Wax 2.0를 바른 부위
 

▶ Blackfire Midnight Sun 카나우바 왁스를 바른 부위
 

두 제품 역시 산성 시약으로부터 함석판의 부식을 완전히 보호하지는 못하였으며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부위에 비해서는 부식의 정도가 약간 덜하였습니다. NXT Tech Wax 2.0보다는 Blackfire Midnight Sun 카나우바 왁스를 바른 부위의 부식 정도가 아주 약간 덜하긴 했습니다. 이 역시 왁스를 바른 두께가 동일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어떤 제품이 더 보호력이 좋다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음은 이온코트 나비왁스, Blackfire Wet Diamond Paint Protection Sealant. Chemical Guys의 JetSeal109를 대상으로 테스트해봤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산성 시약에 물의 희석해서 산성도를 조금 낮추었습니다. pH 4.0~4.5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왁스/실런트를 바르고 8시간 가량 경과 후 산성 시약을 세방울씩 떨구웠습니다.


* 가운데 부분의 물방울 자국은 왁스/실런트를 바르고 4시간 가량 경과 후 산성시약을 떨꾼 후 남은 자국입니다. 4시간 가량 경과한 상태에서는 산성시약에 대한 보호효과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부위 


▶ 이온코트 나비왁스를 바른 부위


▶ Blackfire All Paint Finish Protection을 바른 부위


▶ Jetseal109를 바른 부위


테스트에 사용된 모든 제품이 pH 4.0~4.5 정도의 약산성 시약으로부터 함석판을 온전하게 보호해주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부위에 비해서는 부식의 정도가 약화되었고 나비왁스, 블랙화이어 실런트보다는 Jetseal109를 바른 부위가 살짝 부식의 정도가 덜해보이긴 했습니다.

다음은 왁스/실런트를 바르고 8시간 경과시킨 후 버핑한 다음 테스트해보았습니다.

 ▶ 이온코트 나비왁스를 바른 부위


▶ Blackfire All Paint Finish Protection을 바른 부위 


▶ Jetseal 109를 바른 부위 
  

위의 경우에는 3가지 왁스/실런트 부위에 대한 부식정도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고 버핑 전의 부식상태보다 훨씬 더 부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부위와 거의 비슷한 정도의 부식상태를 보였습니다. 왁스/실런트를 아주 두껍게 하여 바른다면 미약하지만 부식 정도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습니다만 왁스/실런트를 버핑한 후 남는 초박막의 왁스/실런트 피막으로는 아무런 보호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함석판이라서 왁스/실런트의 피막의 접착상태가 불량하여 버핑과 함께 피막이 대부분 제거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표면의 매끄러움과 비딩상태를 관찰했을 때는 왁스/실런트 피막이 제거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어쨌든 그 부분은 확실치 않은 부분입니다.

왁스/실런트가 산성 물질에 대한 보호력이 과연 있기나한걸까요?
완벽한 테스트 조건은 아닙니다만 제 나름의 테스트 결과로는 매우 회의적인 결론을 얻었습니다. 만약 산성물질이 왁스/실런트가 아주 잘 코팅되어 있는 클리어코트에 묻어있었으나 아무런 부식이 진행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를 세가지로 추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1. 산성물질의 산성도가 클리어코트를 부식할 정도는 아니었다.
 2. 산성물질에 클리어코트의 부식이 진행되기 전에 산성물질이 제거되었다.
 3. 산성물질에 클리어코트가 부식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클리어코트 자체의 내산성(anti-acid)에 기인한다. 


왁스/실런트의 보호력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무엇으로부터의 보호력인가를 따져봐야하겠지요.
외부 위험요소로 산화(oxidation), 자외선, 산성비, 새똥, 벌레사체, 수액, 염분, 마찰에 의한 스크래치 등을 떠올릴 수 있는데요. 저는 이번 실험으로부터 우리가 사용하는 왁스나 실런트의 대부분이 산성비, 새똥과 같은 산성 물질로부터 도장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만 오염물질이 물에 녹아있는 경우 왁스/실런트 피막의 소수성으로 인해 오염물질이 녹아있는 물방울이 쉽게 흘러떨어진다던지 원형의 비딩으로 형성되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오랫동안 물방울이 유지됨으로써 도장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던가하는 변수는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이 경험해보셨을겁니다. 왁스가 아주 잘 발린 차량은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도장면에 물방울이 남아있게 되는 것을. 

아주 간단하고 단편적인 테스트였습니다. 불완전한 요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클리어코트의 물리,화학적 특성에 기인한 그 자체의 방어력을 왁스/실런트의 보호력에 의한 것으로 착각하는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틈틈히 테스트를 진행해볼 계획인데요.  염류에 대한 왁스/실런트의 보호력 평가가 아마 다음 순서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