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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12. 11:21

  지난 포스팅 '카나우바왁스를 믿습니까?'에서 카나우바왁스 성능의 실체는 카나우바가 아닌 실리콘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다소 강한 문제제기를 했었다. 카나우바왁스를 졸여서 추출한 하얀 실리콘 덩어리를 발라봤더니 카나우바왁스를 발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여러가지 성능(슬릭함, 뛰어난 발수력, 광택감 등)이 그대로 연출되었다는 것을 그 근거로 삼아서 말이다. 두껍고 답답한 베일을 벗어버린 듯 시원하고 통쾌했다. 그러나 채 익지 않은 단감을 베어문 듯 첫맛의 달콤함은 금새 사라지고 포스팅의 텁텁한 뒷맛에 뒤통수까지 근질거리는 것이었다. 긴 여정의 첫번째 톨게이트를 이미 지나고 났을 때, 집 현관문을 제대로 닫은 것 같지 않은 찝찝하고 불길한 여운. 확인사살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실리콘 덩어리가 빠진 왁스는 앙꼬없는 찐방인가?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리콘 덩어리가 빠진 왁스를 도장면에 발라봐야 한다. 실리콘 추출을 위해 대부분의 솔벤트가 휘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홈메이드 왁스에 사용하는 솔벤트로 보충해서 왁스의 물성을 살려보기로 했다. 아래 청색의 왁스는 이전 포스팅 '카나우바왁스를 믿습니까?'에서 실리콘 추출을 위해 솔벤트를 기화시키고 남은 딱딱한 왁스덩어리들이다. (이 왁스는 자이몰 티타늄 왁스임.)


∥왁스에 묻어 있을지모를 실리콘 잔유물을 닦아내고 무게를 측정하였다.



∥ 홈메이드 왁스용 솔벤트를 첨가하였다.



∥ 왁스가 녹았으니 솔벤트와 잘 섞이도록 휘저은 다음 식히기만 하면 된다.



 ∥ 굳은 상태로보아 왁스와 첨가한 솔벤트와의 궁합은 괜찮은 듯 보였다. 



∥ 원래 왁스의 물성과 비슷하게 만들어으나 약간 더 소프트하게 느껴진다. 





실리콘 빠진 왁스 VS 오리지널 왁스



클리닝된 테스트 판넬의 왼쪽에는 실리콘이 제거된 왁스를, 오른쪽은 오리지널 왁스(아무 변형을 주지 않은 원래의 왁스)를 바른 다음 약 5분 후 버핑했다. 실리콘이 제거된 왁스의 발림성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버핑할 때 왼쪽편은 쉽게 잔유물이 제거되지는 않았다. 타월 방향을 따라 왁스 잔사들이 이리저리 흩어졌으나 반복적으로 닦아내자 잔유물들은 거의 제거할 수 있었다. 반면 오른쪽면은 몇번의 타월질로 깨끗한 면을 볼 수 있었다. 버핑 후 광택감은 왼쪽편이 약간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맑은 느낌이 덜하다고 할까. 






페인트 클리닝 후의 도장 상태의 발수력은 약발수 상태를 보였다.





다음은 테스트판넬의 왼쪽엔 실리콘이 제거된 왁스, 오른쪽은 오리지널 왁스를 바른 다음 5분 후 버핑을 하였고, 샴푸 세차를 한 후 헹구는 장면이다.  이때 적잖이 당황했다. 실리콘이 제거된 왁스를 바른 쪽은 약발수이거나 오리지널 왁스를 바른쪽과는 현저한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물빠짐 속도에 있어서는 오리지널 왁스를 바른쪽이 조금 더 좋게 나타났다. 그러나, 실리콘이 제거된 왁스의 발수력도 제법 좋은 편이다. 






여기서부터 나의 가설은 보기좋게 무너지고 말았다. 실리콘이 제거된 왁스는 앙꼬없는 찐방이 결코 아니었다. 앙꼬 없이도 충분히 단맛나는 찐빵이라고 할까.. 그래서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다른 왁스를 집어들었다. 노란색을 띤 왁스는 블랙화이어 미드나잇썬, 분홍색은 내가 만든 홈메이드 왁스이다.







두 왁스를 녹여서 블랙화이어는 앞선 테스트와 동일한 과정으로 밟을 것이며, 홈메이드왁스는 거기서 실리콘을 추출하여 '재료 상태의 실리콘'과 '왁스에서 추출한 실리콘'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실리콘이 왁스 아래쪽으로만 모여 있어서 왁스를 깨뜨려 실리콘을 떠내야했다.







왼쪽은 왁스에서 추출한 실리콘을 발랐고, 오른쪽은 블랙화이어 왁스 그대로 발랐다.






5분 후 버핑한 다음 발수력을 비교해봤다. 실리콘만 바른 왼쪽편이 물빠짐에서 더 나은 현상을 보였다. 앞선 테스트 결과를 참고했을 때 동일하거나 원래의 왁스를 바른 오른쪽이 더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번에 또 다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블랙화이어 미드나잇썬의 발수력은 원래부터 그렇게 강력하진 않았다.






2회 샴푸세척 후의 발수력은 보다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실리콘만 바른 부위는 발수력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원래의 왁스를 바른 쪽은 눈에 띠는 발수력 저하를 보였다.






앞선 테스트와는 다르게 나타난 현상에 대한 해석은 일단 뒤로 미루고, 실리콘이 제거된 블랙화이어 왁스에 솔벤트를 첨가하여 이때의 발수력을 테스트해봤다.




 Ⅱ 왼쪽편 : 실리콘이 제거된 블랙화이어 왁스, 오른편 : 블랙화이어 오리지널 왁스




실리콘이 제거된 왼쪽편의 물빠짐이 미세하게 더 느린감이 있으나, 양쪽간에 의미있는 차이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즉, 실리콘이 빠진 쪽이나 원래 왁스 그대로나 발수력의 차이는 거의 없다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지금까지의 테스트로 보았을 때 실리콘이 제거되더라도 왁스의 발수력은 실리콘이 제거되기 전과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라고 일단락 맺을 수 있다.  실리콘이 왁스의 발수력을 약간 보충해줄 수는 있지만 왁스의 기본 발수력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켜주는 요인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왁스에서 추출된 실리콘은 기본적으로 왁스의 발수력 못지 않거나 왁스의 발수력보다 우세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재료 배합전의 실리콘 원액 vs 왁스에서 추출한 실리콘



아래의 반구틀에는 홈메이드 왁스를 만들 때 첨가되는 실리콘 원액이다. 이 실리콘 원액을 클리닝된 테스트 판넬에 바르고 버핑한 후 발수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왼쪽엔 실리콘 원액을 바르고 버핑한 곳이고, 오른쪽은 클리닝되어 약발수 상태를 보이는 도장면이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클리닝 된 도장면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정도의 발수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왁스에서 추출한 실리콘을 발랐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다. 




 


아래는 1회 샴푸 세정한 후의 발수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샴푸세정에 의해 실리콘 성분이 닦여진 듯 왼쪽편의 발수력이 저하되었다. 실리콘 원액의 도포는 도장면에 아주 미미한 정도의 발수력 상승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실리콘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일반화시킬 수는 없으며 최소한 내가 사용하는 실리콘에 한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내가 사용하는 실리콘의 제품 특징으로 발수성 기재되어 있다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에는 홈메이드 왁스를 졸여서 추출한 실리콘을 테스트할 차례이다. 위에 사용된 실리콘과 동일한 조성인데 다른점이 있다면 위의 것은 배합 전의 실리콘 원액이고, 이번에는 왁스에서 추출한 실리콘이라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그 특성이 같아야만 할 것이다.



 




왼쪽엔 홈메이드 왁스를 졸여 추출한 실리콘을 발랐고, 오른쪽은 실리콘이 제거된 왁스를 발랐다.






홈메이드왁스를 졸여서 추출한 실리콘을 바른 왼쪽의 발수력에 주목해야 한다. 실리콘 원액을 발랐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제법 발수력이 좋은 상태이다. 실리콘 원액을 발랐을 때는 약발수를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강한 발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위의 테스트들을 통해 다음과 같이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


'카나우바왁스를 믿습니까?' 포스팅에서 주장한 내용의 주된 근거로 삼았던 부분, 추출된 실리콘의 성능이 매우 우수하여 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들은 왁스의 퍼포먼스에 크게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는다.

 

카나우바왁스를 졸여서 추출한 실리콘에는 발수력을 가진 왁스나 첨가제가 미량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배합전 실리콘 원액은 점도 있는 투명한 액체 상태인데 반해 왁스에서 추출한 실리콘은 불투명한 크림 상태라는 점을 크게 문제삼지 않은 것에 문제가 있었다. 왁스를 졸여서 추출하면 그렇게 되는가보다라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원액 자체가 발수력이 강한 실리콘이라면 배합 전 상태나 왁스에서 추출한 상태나 발수력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나, 원래 발수력이 약한 실리콘이라면 왁스에서 추출될 경우 왁스의 발수성분이 섞이면서 발수력에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왁스를 졸여 실리콘을 추출할 때 왁스로부터 실리콘이 완전히 분리,추출되는 것 같지 않다. 실리콘이 제거된 왁스의 발림성과 닦임성을 봤을 때 여전히 좋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추측할 수 있다. 실리콘에는 왁스성분이, 왁스에는 실리콘 성분이 서로 섞여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왁스를 졸여 추출한 실리콘의 객관적 성능 평가는 불완전하며, 실리콘을 제거한 왁스의 객관적 성능 평가 역시 마찬가지이다. 분명한 것은, 이전 포스팅 '카나우바왁스를 믿습니까?'에서 주장한 내용 즉, 카나우바왁스의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왁스가 아니라 실리콘에 의한 가능성이 높다."는, 기본 전제(배합전 실리콘과 왁스에서 추출한 실리콘은 동일하다는 전제)를 확인하지 못한 테스트를 근거로 한 잘못된 주장임을 밝힌다.





홈메이드 왁스에 있어서 실리콘이란? 


지난 포스팅 '카나우바왁스를 믿으십니까?'에서는 실리콘은 왁스에서의 '실력자'로 부각된 반면, 이번 포스팅에서는 '들러리' 정도로 강등된 것 같아 '실리콘'의 존재감에 대해 부연설명하고자 한다.



홈메이드 왁스를 만들면서 여러번의 고비를 만났는데, 그중 한 가지는 적당한 수준의 작업성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왁스가 너무 뻑뻑하여 바르기 어렵거나, 바르기 쉽도록 솔벤트 함량을 높이면 카나우바의 함량이 너무 낮아 발라기는 하지만 균일하게 발려지질 않았다. 또한 왁스를 바른 후 솔벤트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닦아내지 않으면 꽤 힘을 주어 닦아내도 듬성듬성 닦이지 않는 부분이 생겼다. 그렇다고 왁스를 바르고 바로 닦아내면 카나우바 왁스가 도장면에 달라붙어있지 않고 모두 닦여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실리콘을 만나지 못했다면 나의 홈메이드왁스는 여기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실리콘의 카나우바 함량을 일정수준까지 높여도 어느정도의 발림성을 확보해주었고, 닦아내는데 있어서도 굉장한 편안함을 선사했다. DODO Juice의 Dom Colbeck은 100% 천연물질로만 왁스를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그 역시 왁스다운 왁스를 만들어낼 수 없었다고 한다. 나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 역시 왁스다운 왁스를 만들어내는데는 실리콘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 실리콘에 대한 Dom Colbeck의 의견


작업성에 있어서 실리콘은 매우 중요한 어드밴티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실리콘의 점도에 따라 광택감과 왁스의 지속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실리콘의 발수성도 기본 특성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위의 테스트에서 보았 듯이 적어도 내가 사용한 실리콘은 그 자체로 뛰어난 발수성을 갖지는 못했다.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실리콘의 종류는 매우 제한적이다보니 여러가지 실리콘을 이용한 다양한 시도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리콘이 왁스 성능의 MVP는 아닐지언정 왁스에는 없어선 안될 VIP임에는 틀림없다.






카나우바 자체의 발수력(소수성)은 어느정도일까?



이번 포스팅을 통해 실리콘을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으며, 왁스 본연의 성능은 반드시 실리콘에 의존해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난 포스팅의 제목 "카나우바왁스를 믿습니까?"에서 견지하고 있는 본질적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왁스의 주요 성능이 실리콘에서 나오는게 아니라면 그 성능은 카나우바에서 나오는거라 생각할 수 있는가. 


4가지 재료에 대해 물방울의 접촉각의 차이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물방울 모양이 구형에 가까울수록 소수성(hydrophobicity)이 강하며 이는 곧 발수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T3급 카나우바왁스, T1급 카나우바왁스, 파라핀왁스, 비즈왁스를 녹여 그 액을 깊이가 있는 평판에 부어 식힘으로써 재료를 평편한 형태의 시료로 만들 수 있다. 





∥ 차가운 수돗물을 스프레이에 담아 분무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각 재료별 차가운 물을 스프레이하여 재료 표면에 형성되는 물방울을 모양을 관찰해보자.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각 재료별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 2컷을 올렸다.



▶ T3급 카나우바왁스






▶ T1급 카나우바왁스







▶ 비즈왁스(Bees wax)







▶ 파라핀왁스








파라핀왁스 표면의 물방울 접촉각이 가장 컸으며, 비즈왁스는 파라핀왁스보다는 접촉각이 작았고, T1급, T3급 카나우바왁스보다는 접촉각이 크게 보였다. T1급과 T3급 카나우바왁스간의 물방울 접촉각은 의미를 둘 수 있을만큼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접촉각 :  파라핀왁스 > 비즈왁스 > T1 카나우바왁스 = T3 카나우바왁스


발수력 좋은 카나우바왁스를 발랐을 때 표면에 형성되는 구형에 가까운 물방울 모양들은 카나우바 본연의 소수성으로 인해 형성되는 것이라 볼 수 없을 것 같다. 홈메이드 왁스를 만들면서 포기하고 싶게 만든 고비 중의 또 한가지는, 카나우바왁스, 솔벤트, 실리콘의 조성으로 아무리 배합해도 그 형편없는 발수력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지 못했을 때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카나우바 자체의 발수력이면 충분할 줄 알았던 것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