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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20. 11:37

무시동 하에서의 시거잭 광택기 구동

 

 

실용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성능이 좋아도 맘대로 쓰기 어려운 것보다는 성능은 좀 떨어져도 언제든 맘 편히 쓸 수 있는 편이 나을 때가 있다. 그럴 듯 해 보이면서 다소 막연한 생각 같지만 시거잭 광택기의 활용 사례를 놓고 보면 그 생각은 더욱 구체적이고 명료해진다. 

 

 

밸런스와 출력이 아무리 좋은 폴리셔라 하더라도 맘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여건, 즉 전기 사용이 가능하고, 폴리셔 구동 소음이 용납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저 관상용에 지나지 않는다. 전용 차고 없이 차가꿈하는 대부분의 오너들에게 폴리셔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공용 주차장에서의 폴리셔 사용은 예기치 못한 분쟁을 유발할 수 있어 항상 조심스럽고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일년에 한두번 돌려보는 것도 감지덕지, 필요할 때 써먹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 source : www.autogeek.net

 


반면에 시거잭 광택기는 자동차의 시거잭에 꼽고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기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시거잭 광택기는 성능, 특히 출력면에서 전기 폴리셔에 한참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보완할 방법은 존재한다. 핸드폴리싱으로 강하게 1차 폴리싱을 한 후 시거잭 광택기를 사용한다던가, 좁은 부위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돌리거나 여러번 반복하는 방법도 있다. 세차 후 물기제거를 하고 필요한 부위를 그때그때 작업할 수 있다보니 사실상 전기 폴리셔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방 한켠에서 외롭고 쓸쓸히 낡아가고 있는 나의 포터케이블 7424를 돌려본 지도 어언 2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솔리드 블랙 산타페의 광택에 불만을 갖지 않는다. 시거잭 광택기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터리 방전을 우려해 시동을 켜놓고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마음이 편치 않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이 공회전에 의한 배기가스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배기가스야말로 시거잭 광택기의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공회전 배기가스의 방출은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환경에 결코 옳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출력이 떨어지더라도 시동을 걸지 않고 오로지 배터리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무시동으로 어느정도 사용해야 배터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걸까? 자동차 배터리의 주요 목적 즉, 시동(starting), 조명(lighting), 점화(ignition) 이외의 목적으로 일정 시간 이상 배터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배터리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배기가스를 뿜어내지 않는다는 장점을 포기할 수 없기에 배터리의 수명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배터리의 사용조건은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볼트게이지를 이용하여 무시동 시거잭 광택기의 사용 가능시간을 점검해보았다. 간편하게 배터리의 전압을 측정하기 위해 시거잭용 볼트 게이지를 구입했다. 시거잭에서 측정되는 전압과 실제 배터리 전압과의 오차는 있을 것이나 시거잭 광택기의 구동에 따른 전압의 변화를 확인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래 설명을 참고해보면 배터리 전압이 11.9V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시거잭 광택기를 구동하는 것은 배터리 수명에 특히 좋지 않을 것 같다. 볼트 게이지의 오차를 고려한다면 마지노선을 12.0V 이상으로 높여 잡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무시동 하에서 시거잭 광태기를 구동했을 때 배터리 전압의 변화를 확인해보았다. 시거잭 광택기를 구동하기 전 시거잭 볼트 게이지에 측정된 배터리 전압은 12.6V였다.

 

 

 

 

멘제르나 PO85RD와 피니싱 패드의 조합으로 운전석 앞 휀더를 약 10분간 돌려봤다. 예상대로 시동 상태에서 돌릴 때보다는 출력은 부족하였다.  10분간 쉬지 않고 시거잭 광택기를 무시동 상태에서 돌렸을 때 전압은 0.1V 떨어져서 12.5V가 측정되었다.
  

 

 

 

그 다음 운전석 앞 도어를 이전과 같은 조합으로 다시 10분간 쉬지 않고 구동했다. 물론 중간중간에 약제를 추가로 투입할 때는 잠깐 구동을 멈추기는 했다. 이번에는 전압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12.5V를 유지했다.

 

 

 


이번에는 피니싱 패드에 실런트를 묻혀 시거잭 광택기로 왁싱을 해봤다. 약 15분이 소요되었는데 전압이 0.1V  더 떨어져 12.4V가 되었다.
 

 

 

 

무시동 상태에서 35분간 시거잭 광택기를 구동했을 때 0.2V의 전압이 떨어진 것이다. 이후 건조된 실런트를 버핑한 후 키를 키온 상태로 돌려봤더니 볼트게이지는 다시 12.5V를 가리켰다.

 

 

 

 

이런 추이로 봤을 때 약 1시간 정도 시거잭 광택기를 구동할 경우 전압은 0.2~0.3V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배터리 전압은 12.3~12.4V로 떨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이 매일 반복된다면 배터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나 한달에 한두번 1시간 이내로 시거잭 광택기를 무시동 하에서 구동하는 것은 배터리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또한 배터리의 사용 년수와 충전 상태에 따라 전압의 변화 정도는 다를 것이다.)

 

 

 

 

무시동 상태의 구동이라 비록 출력은 조금 부족했지만 마음은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함께 차가꿈을 즐기시는 분들에게 더 이상 민폐를 끼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게다가 볼트 게이지로 전압의 추이를 보면서 작업할 수 있어 배터리 방전 걱정 없이 작업할 수 있다는 점도 아주 맘에 드는 부분이다. 예상보다 배터리 전압이 낮게 측정될 경우에는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잠깐씩 시동을 켜놓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