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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1. 03:05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희생이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딜레마라 한다. 딜레마에 빠졌을 때 우린 희생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하기 마련인데, 그런 선택으로 인해 직면하여야 하는 그 희생이 비록 최소한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마저 피하고 싶은 것은 딜레마가 가진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늦게까지 차가꿈(디테일링)을 마치고 돌아온 주차장에 빈자리가 없을 때 딜레마에 빠진다. 밤이슬만 피하고 내일 일찍 밖으로 빼면 되지 않을까? 혹시 그보다 더 이른 시간에 차를 빼는 사람이 있다면 민폐를 끼칠텐데 밤이슬을 맞더라도 밖에 주차해야하지 않을까? 토요일인데 누가 그렇게 일찍 나갈려고...밤이슬만 피하자...그러고는 아침 6시 40분에 알람을 맞춰놨다. 






잠에서 급히 깬 건 알람소리 때문이 아니었다. 아침 6시 9분에 울린 전화벨 소리에 깬 것이다. 이곳의 주차장은 핸드 브레이크를 풀어놓더라도 밀어서 빠져나갈 공간을 마련할 수 없는 협소한 곳이기 때문에 지정 주차공간 이외의 곳에 주차를 하는 것은 대책없는 짓이 아닐 수 없다. 어찌나 미안했던지...황급히 차를 밖으로 빼놓으며 그래도 밤이슬은 피했구나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오후 2시 넘어 집 밖으로 나와 차를 응시한 순간, 이마에 주름이 가득잡힐 만큼, 흰자위가 훤히 보일만큼 크게 눈을 치켜 떴다. 민폐까지 끼쳐가며 밤이슬을 피해놓았건만..... 새똥이 앞유리에, 본넷에 떨어져 말라붙어 있는게 아닌가! 










화장지나 타월을 꺼내 쓱쓱 닦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에 먼지가 묻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새똥이 이미 딱딱하게 굳어 있는 상태라 그렇게 했다간 스크래치가 한가득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세차장으로 직행하는 것이 제일 깔끔한 방법이긴 하나 어젯밤 늦게까지 차가꿈을 해놓은 차를 새똥 때문에 다시 세차를 해야한다는 것은 여간 억울한 일이 아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물이 담긴 스프레이로 새똥이 떨어질 때까지 물을 분사할 수도 있다. 화장지나 타월로 쓱쓱 닦아내는 방법보다 훨씬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도장면에 사방으로 튄 물방울들을 수습하기가 여간 난감한게 아니다. 그냥 두자니 물방울들이 말라 누런 자국을 남길 것이고, 타월로 닦아내자니 이미 도장면에 제법 먼지가 앉은 상태여서 그 역시 안전하지 못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만약 물 대신 퀵디테일러를 난사하여 새똥을 제거했다면 물로 제거했을 때보다 더 심한 얼룩을 남기게 될 것이다.    








화장지나 키친타월을 두번쯤 접어 약간의 두께를 만든 다음 물에 적당히 적신다. 그리고 새똥 맞은 부위에 지그시 눌러 붙인 후 물기가 새똥을 불릴 수 있도록 몇분간 기다린다.  








몇분간 기다린 후 키친타월을 지그시 눌러 새똥이 키친타월에 묻어나올 수 있도록 한다. 그럼 아래처럼 새똥의 일부분이 묻어나온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문지르는 것이 아니라 지그시 누르는 동작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질렀다간 도장면과 키친타월 사이의 새똥 부스러기에 의해, 도장면에 앉은 먼지에 의해 생채기가 생길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새 키친타월을 접어 물을 적신 후 다시 올려 놓는다. 마찬가지로 조금 기다린 후 키친타월을 지그시 눌러 새똥이 키친타월에 묻어나도록 한다. 






새똥이 키친타월에 다 묻어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새똥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넷에 떨어진 정도의 크기에 대해 이 같은 과정을 세번 반복했더니 키친타월에 새똥이 거의 다 묻어나왔다. 새똥이 물에 젖을수록 고체에서 액체로 변함으로써 물에 젖은 키친타월에 묻어나게 된다.






새똥을 제거한 후 도장면에 남아 있는 물기는 마른 키친타월로 살짝살짝 눌러주며 흡수시킨다. 이때 화장지를 사용할 경우 도장면에 화장지 부스러기가 남아 깔끔한 맛이 떨어지는 반면, 키친타월은 그런 부스러기들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새똥을 맞은 흔적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새똥은 대개 pH 3.5~4.5의 산성도를 나타내며 방치하면 할수록 도장면의 부식을 심화시킨다. 차에 왁스를 발라놓으면 왁스 피막이 희생막 역할을 하여 부식을 어느정도(몇시간 정도?) 지연시킬 수는 있으나 장시간 방치하면 그 역시 부식을 원천적으로 막아내지 못한다. 몇일 이상 방치할 경우 새똥을 제거하더라도 그 부위의 도장표면이 미세하게 갈라져 있어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샌딩이 불가피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샌딩을 해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시멘트물과 더불어 새똥은 발견 즉시 제거해야만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차에 화장지나 키친타월, 물 스프레이를 항시 보관한다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안전하고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 




우리 동네에 참 부러운 곳이 있다. 번듯한 차고는 아니지만 차고로서의 역할에 전혀 손색이 없는 이동식 천막형 차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