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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28. 20:04

  찰리 채플린의 명언 중에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삶을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면 조금은 덜 비극적이라는 얘기로도 들리고, 지금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지나고나면 웃으며 회상할 날이 올거라는 위로의 말로도 들립니다. 보통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배우는 것이 더 많지요. 어려움이 오면 '나에게 배움의 시기가 찾아왔구나'하고 생각하면 이겨내는 데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를 관리하는 것도 그렇더군요.

차에 무슨 일이 생기고 또 그걸 직접 해결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 많습니다. 실패를 하면 특히 더 많이 배우게 됩니다. '이렇게 하니까 되는구나'에 다다르기까지 거쳐야 되는 과정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를 알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차를 절단내는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한 번 배워보겠다는 생각으로 직접 덤벼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해서는 배움이 아주 적습니다. 그러니 한방에 성공하는 비결 따위는 찾지 마시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직접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엔 후덜거리기도 하고 '이걸 왜 했을까' 후회할 수도 있지만 실패가 쌓일수록 성공에 좀 더 가까워지기 마련이고 때가 되면 '아 그때 그랬었지' 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분명히 오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뻘소리가 좀 많았네요.... 이왕 썼으니 그냥 두겠습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차의 외관도 그렇습니다. 

멀리서 보면 깨끗하고 광택도 근사해보이는데 막상 가까이서 햇빛에 비춰보면 스월마크와 워터스팟으로 범벅인 차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굳이 차를 그렇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될 일이긴한데... 대체로 보통의 차주들이 그렇지요. 그런데 그게 잘 안되는 사람들이 디테일링을 하게 됩니다. 궁극적으로는 멀리서 봐도 근사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더 근사하게 보이고 싶은 욕구의 발로라고 할까요. 한 마디로 디테일링은, 차를 멀리서보다 가까이서 들여다볼 때 더 깨끗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도 깨끗하게 보일 수 있느냐'가 디테일링의 척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2m 거리에서 만족하는 사람, 30cm 거리에서 만족하는 사람, 10cm 거리에서 만족하는 사람.. 사람마다 다 다를겁니다. 만족이 되는 거리가 가까울수록 시간, 노력, 도구의 수도 늘어날 수 밖에 없으니 자신의 여건에 맞는 만족 거리를 설정해야 합니다. 사실 저는 어떤 때는 만족거리가 1m쯤 되었다가 또 어떤 때는 급발진해서 10cm 정도로 가까워져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르고 씨름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노안 때문에 만족 거리가 30cm 이상입니다.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더 희미해지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돋보기를 쓰면서까지 만족거리를 줄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취미로써의 디테일링은 어차피 자기만족이니까요.        

 

 

 

 

 

 

내부 디테일링을 하다보면 이쑤시개로도 부족해 바늘을 쓸 때도 있습니다. 칫솔, 브러쉬, 면봉 등은 자주 쓰는 편이고, 때론 핀셋과 약솜(탈지면)을 쓰기도 합니다. 닿는 만큼 깨끗해질 수 있기 때문에 도구의 디테일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게 아니면 절대 안 되는 그런 도구는 없지만 여러가지 도구를 쓰다보면 일을 좀 더 쉽고 빠르게 해주는 놈으로 정착하기 마련인데요. 스펀지 스틱같은 도구가 그런 경우입니다. 면봉보다 손잡이가 길고 유연하며, 헤드는 더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어서 다양한 부위에 적용하기 좋습니다.  스펀지 스틱에 대해서는 제가 집필한 '세차의 정석'에서 짧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조금 더 길게 소개하도록 하죠.

 

 

 

 

스펀지 스틱은 면봉보다 손잡이가 길어 송풍구 안쪽 깊숙한 곳도 닦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육각형 모양의 스펀지 스틱을 알리에서 구입해봤습니다. 2018년 당시에도 있었는데 제가 못찾은 것인지 나중에 등록된 제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본래는 구강세정용(거동이 불편한 환자용) 제품인데요. 손잡이 심지가 가늘고 좀 더 길어서 오른쪽(프린터 헤드 세정용) 스틱에 비해 깊은 틈새나 좁은 구멍을 공략하는데 더 효과적이더군요.

 

 

 

 

둘 중에 뭐가 더 좋다라고 말하기는 조금 곤란한데요. 써보니 왼쪽(6각)은 심지가 잘 휘어지고 스펀지 헤드가 부드러워 그 나름의 장점이 많지만 힘주어 문질러 때를 벗겨야 할 때는 살짝 아쉽고, 오른쪽은 좁은 구멍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점 빼고는 큰 단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힘주어 문질러 닦아야 할 오염이 없다면 6각 스펀지 스틱의 활용도가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아래 보시면 이어폰 유닛이 꽂히는 구멍에 6각 스펀지 스틱은 거의 다 들어가는데 반해 오른쪽 스틱은 손잡이 심지가 넓어 구멍 안쪽 닦기는 불가능합니다.

 

 

 

 

 

핸드 브레이크와 센터 콘솔 사이의 좁은 틈새 닦기가 수월하고, 손잡이가 유연해서 내부 구석구석 닦기 좋습니다. 

 

 

 

 

스티어링휠 주변의 틈새들 공략도 아주 쉽습니다.

 

 

 

 

스펀지 헤드의 신축성이 좋아 나사 구멍도 간단히 공략할 수 있습니다.

 

 

 

 

일회용으로 써도 부담 없는 가격이긴 하지만 스펀지를 물에 적셔 비누로 조물조물 거리면 이내 곧 깨끗해져서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100개짜리 한 번 사놓으면 지인들에게 몇개씩 나눠줘도 아주 오래도록 쓸 수 있을겁니다. 아래 사진 보시면 닦으면서 스펀지가 조금 뜯겨 나간 곳이 있긴 하지만 세척하니 아주 새것 같아졌습니다. 적어도 두 세번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스펀지 스틱은 2018년에 White Details라는 디테일링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 대부분의 영상에서 디테일링 전과정을 담고 있어서 디테일링 기술의 흐름을 참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당시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똑같은 물건을 찾을 수가 없어서 이 정도만 해도 비슷한 효과를 내겠구나 싶어 프린터 헤드 세정용 스펀지 스틱을 구입했었죠. 그때 당시 아마 아래 영상들을 보고 알게 되었을텐데요. 두번째 영상에서는 스펀지 스틱을 사용해 카울쪽의 좁고 복잡한 구조의 플라스틱 트림에 드레싱제를 바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용해도 좋아보입니다.

 

 

<모바일용 링크>

https://youtube.com/clip/Ugkx3alJoGfZcuzsFWlbyqM5mwtlwpVRsKII

 

 

 

<모바일용 링크>

https://youtube.com/clip/UgkxCw8L9zxhJJ_TFzj-LEO6Eeh_cWg9J9gO

 

 

 

 

스펀지 스틱, 칫솔, 바늘로 완성한 제 차의 센터 콘솔 디테일링 결과입니다. 저는 센터 콘솔이 깨끗하면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신호에 걸리면 계속 보게 되고 그때마다 흐뭇해하죠. ^^

 

 

 

 

 

 

이상 뻘소리 가득한 '없어도 상관없는' 스펀지 스틱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